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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산과 바다로 가는 인천공항

by terryus 2014. 10. 9.

 ‘사전 내정설, 친박계 보은(報恩)인사, 공항·항만 경험없는 지방 공무원 출신, 전형적인 낙하산’ 등 갖은 논란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박완수 전 창원시장(59)이 임명됐다. 박 사장은 인천공항에 무혈입성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피켓팅을 벌였지만 박 사장을 저지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노조는 낙하산으로 임명된 국토부 퇴물 관료들이 임명되고 인천공항으로 첫 출근할때 막은 전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박 사장과 대화를 한 뒤 길을 터 줬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박 사장을 인천공항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지원자격이 떠 올랐다. 지원 자격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관련법령에서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항공산업 및 공항에 대한 전문성과 비전을 갖추고 공공성과 기업성의 조화 능력을 갖은 자 등으로 돼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임이사 5명과 외부전문가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는 자신들이 만든 이 자격 기준을 망각했다. 결국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임이사 등 임추위원들은 정부의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겼다.
 또한 임추위원들은 지난 19일 재응모에 지원한 30명의 명단과 이력서,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을 다 파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7명의 심사위원들이 서류 전형과 면접점수를 준 채점표와 회의록, 속기록 등을 파기했단다. 임추위원들은 보안각서에 사인해 아무런 말도 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인사가 아무리 비밀주의에 입각해 진행한다 하더라도 박 사장이 몇 점을 받았고, 몇 등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박 사장이 앞으로 3년간 인천공항을 어떻게 이끌지 비전을 제시하는 직무수행계획서도 없다. 무얼 보고 박 사장을 뽑았는지 임추위원들이 한심스럽고 개탄스럽다. 인천공항 비상임이사로 구성된 임추위원 대부분은 변호사와 교수 등이다. 법을 논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회지도층의 행태가 이렇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특히 파기된 서류는 박 사장이 임명도 되기전에 휴지가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부천 소사구)이 지난 10월2일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질의를 했고, 모든 서류를 파기했다는 답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아예 임추위원들이 인천공항 사장 전형에서 채점을 안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항공사가 파기했다는 서류를 다시 내 놓지 않는 이상  ‘사실’로 받아들이 수 밖에 없다. 박 사장 1인을 위해 기업대표와 항공전문가, 정부 퇴직관료, 법률가 등 29명은 들러리만 선 셈이다.
 민주주의에서 절차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박 사장의 선임 절차는 반칙으로 진행됐다. 박 사장이 인천공항 사장이 돼어야 할 뒷받침할 자료가 전혀 없으니 정당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박 사장을 두고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 사장은 이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박 사장이 취임하고 한 첫 인사가 지난 3월부터 7개월간 인천공항을 이끌어 온 최홍열 부사장 겸 상임이사를 면직시킨 것이다. 감사원에서 최 부사장의 비리를 캐냈고, 감사원이 국토부에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박 사장이 최 부사장의 소명을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모르지만 결과는 면직시켰고, 최 전 부사장은 직위와 직함도 없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속의 한 개인이 됐다.

                                                                                                                                                                 인천공항 1,2 활주로

 최 전 부사장은 감사원 감사도 부정하며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이 있다”며 앞으로 고소·고발 등 각종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한다. 오랜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최 전 부사장은 떳떳하다며 ‘직원에게 보낸 글’도 있다. 진실이라면 향후 음해세력들이 사법처리를 받을 것이다.

 특히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맞다면 청와대의 인사검증은 구멍이 뚫린 셈이다. 청와대는 최 전 부사장이 상임이사로 임명될때 인사검증을 했고, 지난해 상임이사 연임때에도 했다. 이는 청와대 인사검증이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증명한 셈이다.  
 낙하산 사장인 박 사장은 정부의 말도 잘 듣는 것 같다. 취임 하룻만에 정부에서 감사원 결과를 통보받고, 자신과 권력투쟁을 벌였던 최 부사장을 내 쳤으니 말이다.

  최 전 부사장은 공교롭게도 사장 선임작업이 있을때마다 음모가 있었던 것 처럼 비쳐진다. 지난 6월 인천공항 사장에 응모했을때 청와대에서 조사를 벌인 것이 국토부에 통보됐고, 누군가 임추위원들에게 얘기해 서류전형에서 탈락시켰다. 지난 3월 인천공항 사장을 그만둔 정창수 전 사장과는 정반대 상황이 전개됐다.

  지난해 6월 정 전 사장을 선임할때는 정 전 사장이 저축은행 인출 사건으로 정권에 부담이 간다며 서류전형에서 탈락시켰다가,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으니 상관없다며 다시 면접 대상자에 포함시킨 것을 보면 최 사장의 음해세력이 있긴 있는 것 같다. 힘의 논리에 의해 임추위원들의 해석도 고무줄이기 때문이다.

                                                                                                                                          제6대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2차 재응모 마지막날인 9월19일에  하루 앞선 18일 감사원은 국토부에 최 전 부사장의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그런데 감사 결과가 통보된 날 인천공항에 소문이 확 퍼졌다. 최 전 부사장이 사장에 재응모했는지,안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다 지난 7일 박 사장이 취임하고 감사원은 최 전 부사장의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8일 최 전부사장이 면직처리됐다. 영화를 찍기 위한 각본이었다 하더라도 이렇게 절묘하게 시점이 맞아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 사장이 앞으로 인천공항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직무수행계획서 등 모든 서류가 파기됐으니 알 수가 없다.
 일부에서는 남쪽지방의 시골 공무원 출신인 박 사장이 기업 경영과 공항과 항만 경험도 없으면서 세계 리더 공항인 인천공항을 어떻게 운영할지, 그리고 중앙 무대에서 어떤 처신을 할지 궁금하다는 비아냥 섞인 말도 나온다.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 자리를 놓고 주변공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칙과 절차도 없이 탄생한 태생적 한계를 지닌 박 사장이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우뚝 세워 놓아야지, 그동안의 논란은 없어질 것이다.  그저 그렇게 인천공항을 운영하거나, 정치권에 기웃거린다면 박 사장에 대한 평가는 ‘시골 OO’이란 표현만 들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개한 제6대 인천공항 사장 공모 절차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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