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제 역할도 못하면서 홍보만 열 올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by terryus 2011. 1. 30.

지난 1월 2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보도자료를 한 건 냈다. 인천시 중구 무의도에 글로벌 리더쉽 아카데미를 건설하고 있는 영국 테스코그룹이 외자 4700만달러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4억8200만달러이며, 이는 2009년 대비 3.2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 송도국제도시 전경

삼성테스코에 대해 나는 3번의 기사를 썼다. 첫번째는 삼성테스코가 무의9통 주민들에게 민원무마로 13억원을 내 놔 다른 무의 10,11,12통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섬 주민 불화 부른 삼성테스코 무의도연수원’과 삼성테스코가 연수원을 지으면서 FDI 신고만 했지 실질적으로는 외자를 한 푼도 들여오지 않았으면서 건축제한 지역에 건축허가를 받는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는 ‘삼성테스코 연수원 특혜 의혹’를 지적했다. 기사가 나간 뒤 삼성테스코와 무의 9통 주민들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각자 2억원씩을 내 놓기로 했다는 ‘홈플러스 연수원’ 반대집회 주민에 2억원 내놔’라는 기사를 세번째로 썼다. 사실상 삼성테스코는 민원을 돈으로 해결한 셈이 됐다
세번째 기사를 쓸때 무의도 주민들은 더 이상 기사를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며 협박성 발언도 있었다. 삼성테스코 역시 기사가 나가지 않길 바랬다.
‘오비이락’이라고 할까.
두번째 기사를 취재하고 있을때 삼성테스코측으로 전화가 왔다. FDI에 신고한 외자가 홍콩으로부터 금방 입금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삼성은 FDI는 2년 이내에 들어오기로 시와 약정까지 했으며 계약서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삼성테스코의 FDI 신고와 외자유치 기한을 알려 달라고 인천경제청에 꾸준히 요구했지만 인천경제청은 FDI는 기한은 없으며, 계약서도 절대 보여줄 수 없다고 버텼다.
그러던 인천경제청이 기사가 나간 뒤 삼성테스코의 외자가 들어온다고 하니 허덜갑 자료를 뿌린 것이다.
그동안 삼성테스코에 외자를 입금시키라고 닥달하지도 않고 멀찌감치 기사 나가는 것만 구경하다가 생색만 낸 셈이다. 취재를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물어볼때는 모른체 하다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이 나오니 ‘이참이다’하고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마치 자신들이 열심히 삼성테스코를 독려해 외자가 들어온 것처럼 포장까지 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내용이다. “새해들어 4700만달러에 달하는 외국인직접투자가 처음으로 완료됨으로써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가 크게 기대된다.”며 “앞으로 국내외 앵커기업 유치와 북경, 상해, 천진, 대련 등의 중국 동부권과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화교권, 중동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FDI가 된 것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자본을 유치하겠단다. 그저 한심할 뿐이다. 이것이 인천경제청의 실체일지도 모른다.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된 FDI가 도착한 것에 대해 다른 언론에서 써 주어서 축하받을지 모르지만, 이보다 먼저, 신고된 FDI가 왜 안들어오고 어떻게 사업이 진행되는지 점검부터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또 무의도 주민들이 왜 싸움을 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채 쓸데없는 홍보에만 열 올리는 인천경제청을 보니 안타깝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격세지감(隔世之感)’  (298) 2011.09.06
국민을 위한 정치인도 있다  (327) 2011.02.21
깡통집 지은 사람들 진짜 빈 깡통 찬다  (418) 2010.12.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