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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6000억 흑자에도 웃지 못하는 인천공항

by terryus 2015. 1. 1.

 인천공항이 2014년 6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아직 결산을 하지 않았지만 ‘6000억원’ 흑자는 많은 의미를 던진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당시 2008년부터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3년만인 2004년부터 흑자를 냈다. 지난해까지 11연속 흑자 공기업이다. 11년간 흑자 금액만도 무려 3조3000억원 정도이다.
 국내에서 이런 ‘알토랑’ 같은 공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전경
 그런데도 정부는 툭하면 ‘민영화’ 얘기를 꺼낸다. 민영화란 말은 너무 민감해 이제는 주식·지분매각이란 단어를 쓴다. 똑같은 말이다. 인천공항은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이다. 흑자를 이렇게 내는데도 정부는 돈이 없어 어떻게든 인천공항의 지분을 팔아 정부 예산으로 편성하려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000억원’이란 금액에 대해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엄청난 흑자를 냈지만 돈이 없는 정부가 배당금을 더욱 많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천공항이 흑자를 낼 때마다 배당금으로 21%인 700여억을 가져갔다.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 조성된 영종하늘도시와 인천항이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는 30%을 요구했고, 1000억 이상을 갖고 갔다. 올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배당금으로 40%를 요구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6000억원 흑자에 40%는 2400억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등에 입점해 있는 정부기관이나 상업시설, 항공사 등으로부터 온갖 욕설을 듣는다.
 “고약한 임대업자로 고혈을 뽑아먹는다”, “비정규직인 아웃소싱업체들에게 돈도 쥐꼬리 만큼 주면서 ‘갑(甲)질’만 한다. 정부기관에게도 임대료를 받는다”는 다양하다.
 이렇게 핀잔과 욕설을 받으면서 면세점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고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지난해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식으로 인천공항의 주식 100%를 갖고 있는 정부가 소리소문 없이 배당금을 챙겨가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3단계 건설을 하고 있는 인천공항에 정부는 국고를 한 푼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정부에 대한 반감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앞으로도 배당금을 꼬박꼬박 챙겨 갈 것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부가 가져갈 배당금 중 일부를 영종·용유도의 인프라 확충에 써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인천공항이 사회공헌사업으로 영종·용유도에 1000억원 넘게 사용했다고 하지만 지역주민들에게 피부로 와 닿은 것은 거의 없다. 최근 항공기 소음으로 시위를 벌인 북도면 주민들을 위해 삼목선착장에서 신도·시도까지 교량을 만들어 준다던가, 아니면 영종·용유지역 주민들의 최대 숙원인 통행료를 무료로 지원하는 등 방법은 많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그럴 만한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이다. 이는 인천시와 잘 협의해 보면 될 것이다.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행시 23회이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같은 동기이다.

                                                                                                                     인천공항 북측에 제2여객터미널 조성이 한창이다

 특히 박 사장은 창원시장 등 민선시장을 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막대한 배당금이 표시도 나지 않은 채 정부 예산으로 편성되기 보다는 인천지역을 위해 쓸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상 최대의 흑자경영을 해 놓고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웃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6000억원의 흑자 이외에도 여객은 4550만명이 이용했다. 화물은 253만톤에, 항공기 운항도 6.9%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5년에는 여객은 4800만명, 화물은 255만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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