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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국비 지원 "불평등"…가덕도신공항 100%·인천공항 18%

by terryus 2024. 3. 4.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국토부 제공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해 정부가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국토교통부 공단 설립위원회는 오는 4월 출범하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설립을 위해 관리자와 실무자 등 45명의 경력직 채용 안내문을 사내에 게시했다.
 채용은 행정·재무·전산·토목·건축·기계·전기 등 7개 분야이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설립위원회는 공단 설립 이후 11월에 추가로 5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국내에서 공항 건설과 운영 경력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인천공항공사이다. 가덕도신공항도 인천공항처럼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건설하고, 24시간 운영하는 만큼 인천공항 건설·운영 경험을 필요로 하고 이다.
 인천공항공사에는 공항 건설과 운영 경험을 갖춘 직원이 많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쿠웨이트 제4여객터미널 위탁 운영과 인도네시아 바탐공항·폴란드 공항 개발·운영·마케팅, 공항 관련 해외기관 등에 27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필리핀 관문공항인 마닐라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 개발·운영권도 수주해 5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정원 1930명인 인천공항공사는 인사적체도 심하다. 2001년 개항 전·후로 신입 사원을 대거 뽑아 4급에서 3급 승진하는데 10~15년 걸린다. 보직을 못 받거나 퇴직을 앞둔 별반 할일 없는 고위직들은 전임교수나 전문관, 전문위원 발령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국토부 제공

 억대 연봉을 받는 전임교수는 9명, 전문관은 5명, 전문위원은 15명이다. 전문위원은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10여명씩 발령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부산이 고향이거나 승진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이번 경력직 채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관리자(1∼2급)와 실무자(3∼4급) 중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3급이 2급, 4급이 3급으로 직급을 상향시켜주면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이직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인천공항공사보다 임금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는 부산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건설이 시작되면 인천공항 건설때처럼 가덕도에서 한동안은 컨테이너 생활도 해야 한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 짓는 가덕도신공항은 연말에 착공, 2029년 12월 공사 중 개항,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독도신공항 교통망. 국토부 제공

향후 공항 건설에 있어 국비 지원도 논란이 예상된다. 
 인천공항은 1~4단계까지 모두 18조원이 투입됐다(1단계 5조6000억원, 2단계 3조원, 3단계 4조6000억원, 4단계 4조8000억원). 그러나 정부는 1단계에는 2조3000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40%, 2단계에는 1조원으로 전체 금액의 35%만 국비를 지원했다. 인천공항 건설비용 18조원 중 국비는 불과 3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모두 빚을 낸 것이다.
 반면, 가덕도신공항 건설비용 13조4900억원은 전액 국비가 지원된다. 향후 건설과정에서 비용이 추가돼 20조원이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인천공항과 출발부터가 다른 셈이다.
 정치적 산물로, 엄청난 국가 예산을 쏟아붓는 가덕도신공항이 향후 항공수요가 없어 국내 다른 공항과 비슷하거나,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거액의 국비를 들여 건설하고, 운영을 위해 항공사에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쳐도 항공사들은 수요가 없으면 취항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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