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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야기

대한항공 총수 일가 ‘갑질’로 인천공항도 뒤숭숭

by terryus 2018. 4. 27.

 ‘땅콩 회항’에 이어 ‘물벼락’ 등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의혹으로 인천공항도 뒤숭숭하다.
 관세청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이사장,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등의 밀수와 관세 포탈 등 관세법  위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또 인천세관 직원들이 대한항공 직원들과 유착해 명품 반입을 묵인했는지 여부도 감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던지기, 이명희 이사장이 인천공항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의 각종 횡포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
 국토부는 미국 시민권자인 조현민이 진에어 등기이사로 등재된 경위,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국세청은 칼호텔네트워크의 탈세 등에 조사한다.
 국가기관이 전방위로 나서 조사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대한항공 직원 1000여 명은 카톡방을 만들어 제보하고 있고, 노조는 대한항공 본사에서 족벌경영 청산을 요구하며 조양호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가장 큰 고객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전체 여객 중 25% 이상, 화물은 40% 이상을 운송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제2여객터미널을 전용 터미널로 사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값비싼 항공료를 내는 퍼스트, 비즈니스 승객들을 위해 라운지를 운영하고, 이들의 출입국 편의를 위해 마스팀(의전팀)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

 마스팀은 국회의원과 장관, 재벌 회장 등이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내릴 때 뒤를 따라가며 출입국 편의를 제공한다. 대한항공만이 아닌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이다.
 항공사 직원들은 공항이 근무처다. 인천공항에는 항공사 직원을 포함해 세관과 출입국관리소, 검역소, 검찰과 경찰, 기무사 등 20여 개가 넘는 정부기관이 상주해 있다. 각 기관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생활한다.
 인천공항 종사자들은 각자 출입증을 갖고 있다. 자신이 속한 기관과 기업, 지위에 따라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다.
 ‘A’-관제시설지역, ‘B’-항공기 탑승지역 ‘C’-수하물 수취지역, ‘D’-부대건물지역, ‘E’-항공기 이동지역, ‘F’-화물터미널지역 등이다.
 B는 보안검색과 출입국관리소 등 3층 출국장이며, C는 1층 입국장인 세관지역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이 봄꽃으로 새단장 했다

 B,C는 항공 탑승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들도 항공기를 타기 위해서는 3층에서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일반인들처럼 줄을 서서 신발을 벗고 보안검색을 받지는 않았을 듯 싶다. 의전팀이 따라 붙어 도심공항터미널 승객이나 승무원들이 들어가는 출국장 옆 통로를 이용했을 것이다. 물론 재벌회장, 국회의원 등 소위 힘 있는 권력기관 인사도 마찬가지이다.
 입국할때도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세관지역 수하물 벨트에서 자신의 짐을 직접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찾았다 하더라도 짐을 들지는 않고, 출입증을 갖고 있던 의전팀 직원이 들고 나왔을 것이다.
 문제는 외국에서 명품 등을 사서 가방에 넣어 들여왔을 경우 의전팀 직원들은 가방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모든 승객들이 입국할때 세관에 제출하는 자기신고서는 입국객이 써야 한다. 총수 오너가 이 신고를 했을리는 없다.
 그렇다고 의전팀이 가방안에 뭐가 있냐고 물어볼 수도 없다. 이는 의전 관례에 벗어난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밀레니엄홀도 봄 꽃을 심었다.

 의전팀 직원들은 인천공항에 같이 근무하면서 ‘B’를 자유롭게 출입해 출국심사를 맡는 출입국관리소 직원들과 친하게 지낼 수 밖에 없다. 입국장인 ‘C’ 지역을 관할하는 인천세관 직원과도 마찬가지다.
 매일 얼굴을 보고 수시로 출입하기 때문에 세관직원들을 검색을 생략한다. 이 때문에 총수 일가의 가방을 검사없이 들고 나올 수 있다.
 인천세관은 승객 100명 중 1명 정도만 검사한다. 전체를 전수조사할 경우 인력도 크게 부족하다. 특히 전수조사를 하려면 여객들이 입국장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 등 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인천공항의 서비스 질은 하락하고 여객들은 불만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명품 밀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거기에 따른 대책도 나올 듯 싶다.
 방법은 간단하다. 항공사 직원이나 의전팀, 그리고 공항 종사자들에게 B,C 지역의  출입을 강화하면 된다.
 그러나 공항은 관련기관들이 유기적이고 원만한 협조관계가 이뤄져야 한다. 한쪽에서 불통이 되면 결국 공항 운영이 원활하지 않고, 모든 피해는 공항 이용객들에게 돌아간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에 대한 책임은 엄격히 물어야 하지만 이로 인해 인천공항 이용객들에게 불편이 전가되서는 안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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