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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스카이72 골프장에 인천공항 제5 활주로 만든다

by terryus 2012. 2. 15.

국토해양부가 인천공항 스카이72 골프장 부지에 예정대로 제5 활주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국토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이하 서항청)은 “현재 3500만명을 처리하는 인천공항에 연간 1억명의 여객처리를 위해 ‘인천공항 비행장 시설 변경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 변경 고시를 3월에 관보에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에 있는 인천공항이 위성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다. 파혜쳐진 곳이 영종하늘도시이다. 

1990년대 마련된 인천공항 마스터플랜에는 제 5활주로 예정 부지가 있다. 그곳은 바로 스카이72 골프장이다. 스카이72 골프장은 이 때문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2020년까지만 임대 계약을 맺었다. 제5 활주로가 건설되다면 골프장은 당연히 폐쇄된다.
서항청 관계자는 “골프장은 당초부터 제5 활주로 예정부지였다. 현재 주변지역에는 고도제한을 받는 지장물도 없고, 향후 민원 등의 발생 소지가 있어 다음달 고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현재 3개의 활주로가 있다. 하지만 3단계 건설사업에 4활주로 건설 계획은 없다. 4활주로 부지는 인천공항 서측 3활주로 옆에 있다. 지반 조성도 거의 다 됐다.
서항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4활주로도 건설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 제 5활주로를 고시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영종하늘도시에 고층빌딩·아파트 등이 생기면 나중에 보상을 해 줘야 하는 등 민원 발생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뜬 소문도 있다. 일본의 빠징코 업체인 오카다 홀딩스는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 2단계 지역 120만평에 2조7000억원들 들여 외국인카지노 타운을 건설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실시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오카다 홀딩스는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도 인천공항 제5활주로 인근 영종하늘도시 112만평에도 4조5000억원을 투자해 베네치아식 수변 복합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제 5활주로가 건설될 스카이72 골프장 부지

양 쪽에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을 보고 공항공사가 고시를 통해 ‘싹’을 잘라 버리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신빙성이 거의 없다.
제5활주로 고시를 통해 스카이72 골프장은 없어진다. 하지만 스카이72 골프장은 항의할 입장도 안 된다. 임대료를 내는 세입자이기 때문이다. 스카이72 골프장은 고시가 안되면 임대를 연장하거나 재입찰이 있을 경우 계속영업 할 수는 여지가 있지만 이젠 그 꿈마저 사라졌다. 속만 태우고 있는 것이다. 다만 활주로가 2025년에 착공한다고 하지만 2035년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고시만 할뿐 언제 건설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때 가서 정책 책임자들의 결정에 따라 연장 여부가 결판난다. 
골프장이 없어져 당연히 스카이 72골프장이 반발해야 하지만 정작 난리가 난 곳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도시공사이다.
인천공항 건설 때부터 계획된 제5활주로 계획을 영종하늘도시 토지이용계획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H와 인천도시공사는 8조여원을 들여 19.3㎦(584만평)의 영종하늘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고시가 되면 영종하늘도시는 반토막이 난다. 
활주로 주변지역은 항공고도제한에 묶이기 때문이다. 활주로 반경 4㎞ 이내에는 52m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추가로 1.1㎞는 107m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 특히 근접 지역은 20m 이하로 지어야 한다.
영종하늘도시는 고도제한과 관계없이 이미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LH 등이 공급한 아파트 용지 50여개 중 60%가 계약해지 됐고, 밀라노디자인시티, 영종브로드웨이 등 각종 개발사업도 무산됐다.
영종∼청라의 제3 연륙교 건설도 지지부진해 입주예정자들은 소송까지 제기했다. 

공항신도시는 항공고도제한을 염두에 두고 10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만 지어져 있다

이미 분양된 아파트도 상당부분 미분양으로 남아 있고 분양가보다 싸게 내 놓아도 매수자는 없다. 오는 7월이면 첫 입주가 시작되지만 기반시설도 갖추지 않았다. 구읍뱃터쪽에 지어진 아파트는 시골 논바닥에 고층 아파트만 있을 뿐이다.
LH는 이곳에 지금까지 3조9000억원을 투자해 2조6000억원을 미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빚더미에 앉아 있어 한 푼이 아쉬운 판에  LH는 
고도제한이란 ‘악재’까지 덮친 것이다.
오죽하면 LH 이지송 사장(71)까지 나서 고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LH는 고시를 강행하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고도제한을 직접 받는 66만㎡를 정부가 매수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영종하늘도시도 경제자유구역 구축을 위한 국가사업이다. 정부가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고시를 강행하는 것은 국가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LH와 고시를 추진하는 서항청은 같은 국토부 산하이다.

제5 활주로 계획을 알면서도 토지이용계획을 잘못 짠 것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꼴이다. 인천의 한 공무원은 “거대한 택지 개발을 하는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공사가 이를 몰랐을리 없다. 알면서도 계획을 세웠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음 피해도 우려된다. 제5활주로에서 직선으로 2㎞ 거리에는 공항신도시가 있다. 서항청은 항공기가 남·북으로 뜨고 내려 동측에 있는 공항신도시에는 소음이 발생할 우려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가 이·착륙하거나 항공에서 우회할 경우 소음 발생은 불가피하다.

서항청 관계자는 “제5 활주로는 2025년쯤 착공이 예상된다”며 “이번 고시는 항공법에 의거한 인천공항 3단계 기본계획(제5 활주로 설치)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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