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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내우외환

by terryus 2012. 2. 3.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천공항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이 인천공항에는 ‘하늘길’을 열지 않고 오히려 견제에 나섰다. 정부도 ‘국제선=인천공항, 국내선=김포공항’ 원칙을 깨고 수도권에 국제공항을 두 곳이나 두는 ‘투 포트(Two-Port)’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 본 인천공항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2월 13∼14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항공회담이 결렬됐다고 24일 밝혔다. 항공회담 한국측 대표는 국토부 8명, 7개하공사 30명, 공항공사 2명 등 40명이 참석했다. 중국은 민영총국 8명, 14개 항공사 20명이다.
한국 대표단은 중국에 이미 하늘길이 열린 산동성과 하이난성 외에 복건성, 강소성 등 9개성의 항공자유화를 요구했다. 또 인천공항 노선 증대를 요구했다. 반면 중국은 인천∼광저우 노선을 빼서 김포공항으로 이전을 요구하고, 김포공항과 김해, 청주, 대구 등 지방노선의 증대를 제안했다. 양국간 입장차가 워낙 컸다.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3대 공항을 허브공항(Hub)으로 키우기 위해 경쟁공항인 인천공항의 노선을 줄이고 한국 지방공항들을 지선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표시한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와 비교해 열악한 경쟁력을 가진 중국 항공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다.
항공회담에 참가한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중국은 인천공항이 허브화되면서 ‘일본 JAL 항공이 도산했다’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인천공항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 한·중 정상은 항공셔틀화를 위해 김포∼베이징 노선을 신설하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은 양국 정상 합의와는 달리  인천∼베이징 노선을 빼서 김포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을 제안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지난해 7월 김포∼베이징 노선이 개설되면서 승객은 다소 늘었지만 환승객은 줄었다고 대한항공은 밝혔다. 김포공항은 일일 환승이 안돼 국민들이 베이징공항에서 중국 항공기를 타고 유럽과 미주로 환승하고 있는 것이다.

 24시간 불이꺼지지 않는 인천공항

중국 베이징 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들은 그동안 인천공항을 통해 미주 등으로 환승했지만 대한항공이 운행하던 인천∼베이징 노선이 김포∼베이징으로 이전하면서 오히려 한국인들이 베이징공항을 이용하는 것이다. 보통 항공료는 직항보다 제 3국을 거쳐 갈아타는 환승을 할 경우 20∼30% 저렴하다.   

대한항공은 연 1만명 이상의 환승객이 중국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내다 봤다. 인천공항과 대한항공이 환승객 유치를 위해 10년 동안 쏟아부은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항공정책도 변하고 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을 건설하면서 “인천공항은 국제선 전담 공항”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한·중·일 수도를 잇는 ‘베세토(베이징∼서울∼도쿄)’ 항공 셔틀을 개설하면서 무너졌다. 2003년 김포∼하네다 노선이 개설된데 이어 김포∼홍차오, 오사카, 나고야, 베이징 노선이 열렸다.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베이징을 빼곤 모두 신설노선이지만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 것은 아니다. 인천공항의 수요가 빠진 것이다.
지난해 김포공항에서만 국제선 승객은 367만명에 이른다. 이는 인천공항 3506만명의 10%가 넘는다. 국토부는 “김포공항에는 이르면 3월말 김포∼대만 송산공항의 주 7회 항공노선이 개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일 삼각셔틀을 벗어나 대만 노선까지 개설되면 김포공항은 국제공항으로 거듭나 사실상 30분 거리에 두 개의 국제공항이 존재하는 셈이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은 항공 경쟁력이 열세에 있고 인천공항을 견제하기 위해 한·중 하늘길을 쉽게 열지 않는 것 같다”며 “국제선 인천공항, 국내선 김포공항의 항공정책은 계속 유효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일본 하네다와 중국 홍차오 노선이 개설되는 등 신규 노선이 개설될 때마다 ‘다시는 김포공항에 국제선 노선은 없다’고 수차례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차 노선이 개설될때는 국토부의 의지가 아닌 윗선의 지시라며 발뺌하곤 했다.   
항공사도 불만이다. 김포공항에 국내선을 띄우고 국제선까지 계속 늘어나 역량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수도권에 두 개의 국제공항이 있는 것은 인천공항의 허브화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정부에 대 놓고 반대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전경

 이같은 어려움속에서 인천공항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은 일본대지진과 김포
∼베이징 노선을 일부 빼앗기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외국인 방문 증가에 힘입어 여객은 3453만명으로 2010년 3294만명보다 4.8% 증가했다.
 환승객은 566만명으로 9% 증가했다. 이는 일본 나리타공항 529만명을 넘는 실적이다. 다만 경기 침체 등으로 항공화물은 253만톤으로 5.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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