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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제2 인천공항으로 '날개짓'

by terryus 2023. 11. 25.

인천공항이 운영하는 바탐공항 전경

 인천공항이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이 ‘제2의 인천공항’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바탐공항 건설·운영에 참여하면서 공항 관련 한국 기업들도 잇따라 진출해 ‘한국형 공항 플랫폼(K-Airport)’이 통째로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공항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자유무역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여객터미널은 지은 지 30년이 넘는다. 출국장 체크인카운터와 입국장 시설도 오래돼 열악하다. 제각각인 상업시설 간판들 탓에 마치 어수선한 시골의 버스터미널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탐공항은 인천공항 규모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용객이 적은 탓에 편의시설도 몇 곳 없다. 인천공항과 같은 그럴싸한 면세점도 없다. 그러나 바탐공항 직원들은 친절한 웃음으로 이용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바탐공항 주변엔 인도네시아 저비용항공사(LCC)인 라이온에의 항공정비(MRO) 단지가 있다. 라리온 에어는 항공기를 370대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가항공사들이 보유한 항공기보다 많다. 
 

바탐공항 체크인카운터

바탐공항은 활주로 1개와 연간 5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1동, 연간 4만t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 1동이 전부이다. 바탐공항에는 현재 10개 항공사가 국내선 17개 노선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등 국제선 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국제선은 연 13.4%의 성장을 보였다. 2019년 이용객은 464만명이다. 2017~2018년 인도네시아 1위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인천~바탐 직항 전세기를 주 4회 운항했다. 당시 탑승률은 96.4%로 호응이 높았다.
 지난해 7월부터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바탐공항에는 9개 신규 항공 노선이 개설됐다. 5년간 끊겼던 인천~바탐 노선도 지난 5월 제주항공이 골프 패키지로 전세기를 띄웠다. 당시 탑승률은 76%에 여행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점이었다.
 올해 바탐공항 이용객은 40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90.3%까지 회복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바탐공항 내 상업시설

 싱가포르와 20km 떨어져 페리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바탐은 발리, 자카르타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3대 관광도시 중 한 곳이다.
 공항 건설과 운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천공항은 2021년 인도네시아 바탐 경제자유구역청이 발주한 투자개발형 사업인 ‘바탐공항 운영·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우리나라 공항이 해외에 있는 공항을 운영하고 개발하는 최초의 사례이다.
 인천공항공사는 486억원을 투자해 바탐공항운영(주)의 30%의 지분을 확보, 2022년 7월부터 2047년 6월까지 25년간 바탐공항 운영과 제2여객터미널 건설, 유지보수·마케팅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바탐공항에 진출한 것은 태국 등 동남아 골프관광 대체지역 역할과 싱가포르 여행수요를 저렴하게 유치할 수 있는 등 잠재적 항공 수요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항공정비(MRO)단지

또한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의 강력한 동북아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탐공항을 동북아시장과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제3의 관문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탐공항에 많은 동남아 국제노선을 유치하면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항공수요도 흡수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동남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만큼 바탐공항~인천공항을 환승 허브로 활용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바탐공항을 ‘제2의 인천공항’으로 성공적으로 개발·운영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공항 관련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했다.
 바탐공항은 총 6000억원을 투입, 2040년까지 3단계 확장사업을 벌여 연간 이용객 2500만명을 처리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25년간 예상매출은 6조4000억원으로, 인천공항은 배당 수익만 48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항공정비(MRO)단지에 있는 항공기들

 더불어 바탐공항 진출로 인천공항과 공항 관련 국내기업이 통째로 수출되는 ‘K-Airport’도 실현되고 있다. 지난 1월 바탐공항 건설사업 설계에 국내 기업인 근정-도화컨소시엄이, 시공감리용역은 무영건축이 각각 선정됐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공항에 진출한 신라면세점도 내년 3월부터 바탐공항에서 주류와 담배, 화장품, 향수 등 주요 면세품을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직·간접적으로 항공사와 여행사, 은행, IT업체들도 함께 진출하고 있다.
 한편 인천공항은 2009년 이라크 아르빌공항에 최초로 인천공항 건설·운영 노하우를 수출한 데 이어 쿠웨이트 제4여객터미널 위탁 운영 등 15개국 32개 공항 사업을 수주,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출자사인 바탐공항운영(주) 전민재 부사장은 “내년 1~2월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가 인천~바탐에 전세기를 띄우고, 10월에는 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라며 “바탐공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6~7년 안에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바탐공항의 성공적 운영은 물론 적극적인 수주를 통해 2030년까지 10개 이상의 해외공항에 진출해 ‘K-Airport’를 넘어 글로벌 리딩 운영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22일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에 내걸린 인천국제공항공사 환영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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