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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쥬얼창이'가 공항의 개념을 바꿔 놓고 있다

by terryus 2023. 11. 26.

쥬얼창이 중심부에 있는 인공폭포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쥬얼창이 5층에서 바라본 인공폭포. 중간의 레일은 여객터미널을 운행하는 열차가 다닌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있는 쥬얼창이(Jewel Changi)는 공항의 개념을 ‘거쳐 가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바꿔놓고 있다.
 창이공항 중앙에 있는 쥬얼창이는 원형의 유리 철골구조로 된 거대한 크기이다. 천장 중앙에 있는 인공폭포는 오전 11시부터 쉴새 없이 내려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높이 4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인공폭포를 본 관광객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쏟아진다. 지하2층까지 떨어지는 폭포는 장관이다. 폭포 주변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을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과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이 폭포는 1분당 3만8000ℓ의 물이 쏟아지고, 비오는 날은 빗물이 폭포 일부가 되어 떨어진다. 폭포수 주변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나무들로 거대한 숲이 조성됐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쥬얼창이는 57층짜리 빌딩 3개 동 위에 배를 얹어 놓은 모양의 ‘마리나 베이 샌즈’, 사자의 입에서 물을 뿜어내는 머래이상과 함께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됐다.

쥬열창이 인공폭포 주변에 숲이 계단식 숲이 조성됐다.

 창이공항그룹 등이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쥬얼창이는 2019년 4월 개장했다. 창이공항 중앙 택시 정차장을 개발해 제1~3여객터미널을 보행교로 연결한 지하 5층, 지상 5층의 10개층으로 싱가포르 도시이미지인 ‘정원도시’를 반영했다. 
 쥬얼창이는 마리나 베이 샌즈를 설계한 건축가 모셰 샤프디의 작품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호텔 3개동 옥상에 배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이다. 마리나 베이 샌드 이후 건물 옥상에 수영장이 속속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설계도를 우리나라 공무원이 봤다면 뭐라고 할까?. 답은 "무너지면 니가 책임질래" 일 것이다. 역발상에 대해 보다 긍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은 여전히 높은 타워나 조성해야 '랜드마크'로 여기고 있다.

  쥬얼창이 인공폭포 주변에는 250여여개의 상점과 식음료점은 물론 항공기 탑승을 위한 체크인 카운터, 환승호텔, 놀이공원, 문화예술조형물 등이 설치됐다. 특히 5층에는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쥬얼창이는 창이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옥외 주차장의 수용 능력 확장의 필요성과 창이공항의 허브공항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쥬얼창이는 개장 6개월만에 5000만명이 방문했다. 공항 이용객뿐만 아니라 주변지역 주민들에게 산책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하루 30만명 이상이 찾는 싱가포르 최대 명소가 됐다.
 

쥬얼창이 인천폭포 주변에 있는 상점들

창이공항 관계자는 “하루 방문객 30만명 중 50% 정도는 지역주민들”이라며 “쥬얼창이는 공항이 단순히 항공·교통시설 기능만이 아닌 지역 공공시설의 기능도 상당 부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이 교통·운송을 넘어 관광·비즈니스·물류·제조업·전자상거래 등 공항연관산업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쥬얼창이가 증명한 것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인천공항 주변에는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와 호텔 3개동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1만5000석의 아레나 공연장, 대규모 실내 워터파크가 들어서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11월 30일부터 순차적으로 개장한다. 또한 중력과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스마트 레이싱 파크, 갤러리와 옥션, 아트페어 등 미술산업 유치를 위한 미술품 수장고 , 항공정비(MRO) 단지 등을 조성하고 있다.
 

쥬얼창이 5층의 넓은 공간에서는 결혼식도 올릴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도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에 쥬얼창이와 같은 랜드마크를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견이 분분하다. 인천공항 이용객들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랜드마크가 필요하다고는 인식하고 있지만, 국제업무지역(IBC-I)에 있는 쇼핑몰인 ‘에어조이’처럼 실패작으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공항은 공항철도를 타고 30분~1시간 거리에 서울이란 대도시와 송도 등에 대형 쇼핑몰도 있어 외부 유입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제1여객터미널의 주차공간 부족이 심각한데,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수년간의 공사를 벌여야 해 주차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젠 공항은 항공기 탑승 등의 기능 이외에도 각종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산업과 연계·융합된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인천공항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새 산업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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