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4월 1500억 원에 수주해 위탁 운영하는 쿠웨이트 제4터미널에 문제가 생긴 듯 하다.
이광수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이 사표를 내고 인천공항 퇴직자 등 6명을 데리고 17일 쿠웨이트로 긴급 출국한다. 소문은 무성하다. 발주처인 쿠웨이트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불통설, 10월1일 본격적인 개장을 앞두고 준비가 덜 됐다는 설,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쿠웨이트 현지에서 직원들간의 불화로 제대로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갈등설 등 다양하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중앙)이 지난 7월 쿠웨이트 제4터미널에서 직원들과 개장 준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쿠웨이트 제4터미널은 0.1%의 차질도 없어야 한다. 내부의 잡음은 있을 수 있지만 잡음이 외부로 유출돼 국제적인 망신은 사지 말아야 한다.
쿠웨이트 제4터미널 운영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인천공항이 세계 서비스 평가 12연패를 쌓아 올린 공든탑이기도 하고, 더 높은 탑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근 사우디아라비아 공항 수주에 함께 쿠웨이트 제2터미널 입찰에도 참여해 외국의 유명 공항 운영그룹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쿠웨이트 공항이 중동 공항 진출의 교두보이다.
쿠웨이트 4터미널에서 문제가 생기고, 잡음이 커지면 해외 공항사업이 물거품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결국 인천공항은 ‘세계용’이 아닌 ‘국내용’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쓸 수 있다.
“많은 돈이 들더라도 반드시 개장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인천공항을 개항시킨 OB 들은 주문하고 있다.
요즘 인천공항 내에서 정규직화 문제를 두고 많은 얘기가 흘러 나온다. 1년도 안된 자회사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감사하는 것도 논란이다. 자회사는 차량 운행 규정도 없는데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잣대를 들이대며 이것 저것 따지는 등 고압적인 감사를 한다며 불만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관리(주)를 자세히 뜯어보면 인천공항 용역업체 60개 중 61번째처럼 보인다.
지난 7월 쿠웨이트 공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4터미널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자회사에는 계약이 종료된 10여 개업체 2000여 명이 노동자가 소속돼 있지만 주요 업무와 관련된 지시는 자회사가 아닌 기존 공항공사에서 관리하던 팀에서 하고 있다.
정규직화된 노동자들의 소속은 자회사이지만, 자회사 직원이 아닌 듯하다. 관리와 월급를 주는 주체만 바뀌었을뿐이다. 자회사에 속한 노동자들은 월급체계도 기존과 똑같다. 직군과 직위에 따른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각종 장비도 자회사가 구입하는게 아니라 공항공사가 사준단다.
예산과 경영에 독립성이 전혀 없다. 인천공항공사의 간섭이 심해 기형적인 정규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인천공항 퇴직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내부에 있었을때는 몰랐는데 밖에서 나와서 보니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의 ‘갑질’을 이제야 알겠다”는 말이다. 쿠웨이트에 파견된 직원들도 이곳에서는 ‘갑’이었는데, 쿠웨이트에서는 ‘을’이 되다보니 불통설과 갈등설이 나오지 않았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이번에 쿠웨이트에 추가로 파견되는 인력은 2001년 인천공항을 성공적으로 개항시킨 인물들이라고 한다. 나름대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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