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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건설 강동석 장관은 "100년 끄떡없다"고 했는데···

by terryus 2025. 8. 19.

 짓는데 1조, 새단장에 3조?···‘배보다 배꼽’ 이 더 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리모델링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지은 지 24년 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전면 새롭게 단장된다. 하지만 새단장 비용이 2조8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2001년 개항 당시 제1여객터미널 공사비 1조3816억원의 두 배가 넘어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3조원이면 새 여객터미널을 짓는 게 낫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7년 12월부터 2033년까지 연면적 50만8296㎡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외장과 지붕, 골조를 제외한 모든 시설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를 위해 2019년부터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벌였고, 지난 5월 기본설계를 마쳤다. 조만간 실시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제1여객터미널 리모델링은 개항 이후 365일 24시간 무중단 운영으로 노후화된 건축·기계·전기·통신·소방·수하물시스템(BHS)의 시설 전면 교체와 1990년대 기준으로 설계된 소방·내진·내화 등 성능 개선과 안전기능 강화 등이다.
 특히 3층에 있는 출국장 6개는 4개로 통합된다. 중앙에 있는 출국장 4개를 2개의 통합출국장으로 만들고, 동·서측 끝단에 2개의 프리미엄 출국장을 조성한다. 보안구역 내 동·서편의 환승장도 1개의 환승장으로 통합하고, 1개는 예비로 신설한다.
 인천공항 개항 때부터 운영된 출국시스템도 바꾼다. 지금은 체크인 후 보안검색을 받고 법무부 출국여권심사를 받지만, 리모델링 이후부터는 출국심사를 먼저 받은 뒤 보안검색을 받는 방식이다.
 1층에 있는 6개 입국장·환영홀도 2개의 통합입국장으로 조성하고, 별도로 특별입국장 1곳을 신설한다. 이는 입국장·환영홀이 분산돼 여객과 환영객에게 혼잡을 준다는 이유이다. 또 1층과 2층 중간에 설치된 입국장 출구 쪽 ‘유리 다리(글라스브릿지)’도 모두 철거된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인천공항공사는 제1여객터미널 리모델링에 대해 2022년 기획재정부로부터 ‘노후화된 시설’이라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조건부 면제받았다. 같은 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서는 리모델링 총사업비를 1조1500억원으로 상정했지만, 1조195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기본설계가 완료되면서 사업비는 2조846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천공항공사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야 하고, 공사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KDI 사업계획에 여러 개의 항목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예상 공사비는 건축이 2369억원에서 5501억원, 기계는 2162억원서 4185억원, 전기는 1305억원서 3524억원, 정보통신은 627억원서 3778억원, 소방은 761억원서 2667억원, BHS는 1442억원서 3406억원으로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어났다.
 누락된 공사는 통신망설비 510억원, 안내·여객지원설비 1533억원, 보안·검색설비 1208억원, 조경 122억원, 승강기설비 310억원 등이다.
 KDI는 사업 규모와 사업 비용을 토대로 적정성 검토를 할 뿐, 인천공항공사가 기본·실시설계 과정에서 사업규모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기획재정부에서 사업비가 과다하고 규모가 크다고 판단해 지시하면 예비 타당성 재조사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다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1여객터미널 리모델링이 3조원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확장을 마친 제2여객터미널도 2조4000억원 투입됐는데 제1여객터미널 리모델링에 3조원이 투입된다면 차라리 새 여객터미널을 하나 더 짓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특히 인천공항을 건설한 강동석 인천국제공항공사 초대 사장은 개항 당시 “가장 비싸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모든 시설은 100년 이상도 끄떡없다”고 했는데, 결국 ‘빈말’이 됐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의 한 직원은 “지금도 외국공항에 비해 모든 시설이 우수하고 멀쩡한데, 보수해서 사용하면 될 것을 건축비보다 2배 넘게 들여 리모델링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
 앞서 2018~2019년 인천공항공사는 158억원을 들여 각종 장비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 노후 마감 개선 등을 위해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체크인카운터를 리모델링한 바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제1여객터미널의 각종 시설의 내구연한이 도래하고, 노후화돼 유지보수비용과 에너지 비용이 연간 600억원 이상 들어가는 등 공항운영 안정과 비용절감을 위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며 “2조8466억원은 기본설계가 끝난 뒤 모든 부서의 의견을 들여 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 세운 예산보다 물가 반영률만 30% 이상 늘어나 어차피 기재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통합 출국장·환승장·입국장 조성 계획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시스템 교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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