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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10조원 필요한 인천공항, 사용료 인상카드 ‘만지작’

by terryus 2025. 9. 21.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셀프체크인카운터

 항공기에 부과하는 운항사용료와 여객 이용료 등 인천공항시설 사용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 수요가 회복됐음에도 운영비는 계속 늘어나고 면세점 임대료 감소 등 수익성은 지속 악화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은 7482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117만명보다 5.1%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매출은 2조7312억원으로, 2019년 2조7592억원보다 1%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6872억원으로 2019년 1조2878억원보다 46.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3970억원으로 2019년보다 54.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비슷한데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4조8000억원을 들여 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 4단계 건설사업을 진행, 지난해 12월 준공했지만 항공사 재배치가 늦어져 75개의 계류장 중 71곳이 놀고 있는 등 운영을 못하면서 하루 6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여기에 정규직화로 운영·시설·보안 등 3개 자회사 인력은 계속 느는 데다 위탁용역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자회사 인력은 2016년 60여개 용역회사 당시 6593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 제2여객터미널 개장 등으로 올해는 1만명에 10명 모자란 9990명으로 52% 증가했다. 자회사 위탁용역비도 2016년 3485억원에서 지난해는 6717억원으로 92.7% 늘었다.

 자회사 직원 평균 연봉은 2017년 3516만원(시설 3889만원·운영 3142만원)에서 지난해 4733만원(시설 5492만원·운영 4220만원·보안 4486만원)으로 34.6% 인상됐다. 이 밖에도 기계와 건축, 전기 등  등 유지·보수비도 100% 올랐다.

인천공항 셀프백드럽카운터

 반면 인천공항의 최대 수익원이던 면세점 임대료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9년 면세점 임대료 수익은 1조760억원으로 전체 인천공항 매출의 39%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2021년은 417억원으로 줄었다가 항공 수요가 회복된 2023년은 5632억원으로 26%, 2024년은 6798억원으로 27%에 그치고 있다. 올 7월까지는 4725억원으로 30% 수준이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등으로 부채 비율은 2019년 31.2%에서 올해는 98.8%로 껑충 뛰었다.
 수익성은 계속 악화하는 가운데 5단계 확장사업에 6조원, 제1여객터미널 리모델링에 3조원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인천대교에도 1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막대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인천공항공사는 장기간 동결된 공항 사용료 인상 카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항공요금에 포함된 여객 이용료는 2001년 개항 때 1만5000원에서 2002년 1만7000원으로 2000원 오른 후 23년째 동결됐다. 인천공항 여객 이용료는 영국 히드로공항 9만3484원, 싱가포르 창이공항 6만823원, 일본 나리타공항 2만9672원, 베트남 호치민공항 2만9997원, 홍콩 첵랍콕공항 4만2336원, 타이베이공항 2만3300원보다 낮다.
 항공기에 부과되는 운항사용료는 보잉 B777-300 기준 인천공항은 299만원인데 비해 히드로 1313만원, 창이 465만원, 첵랍콕 473만원, 나리타 571만원, 타이페이공항 291만원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개항 당시 동북아 허브공항을 목표로 공항 사용료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고 20년 넘게 인상하지 않았다”며 “장기간 동결과 지속적인 물가인상 등으로 이젠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짓는데 1조원 들인 제1여객터미널을 3조원 들여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디지털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지속 도입하면서도 인력을 계속 늘리는 등 예산 낭비적 요소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A씨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인천공항 사용료를 올리는 것은 인천공항공사의 경영책임을 여객과 항공사에 전가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안내카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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